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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뽑기를 하고 있는 선생님들]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 교사 연수 사업 이야기

행복하고 즐겁고 유익한 시간

여는글 : 2011년부터 시작된 교사 연수 사업은 2013년 12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3년 만에 6차 교사 연수가 열렸다. “더 효과적인 가르침을 위한 문화적 다양성 이해”라는 주제로 다물록 소재 12개 JTS 학교 교사 50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3년 만이에요

2016년 8월부터 시작된 학교 지원 사업으로 다물록에 있는 학교를 방문했다. 지난 교사 연수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니닝(활동가의 필리핀 현지 이름), 그런데 올해는 교사 연수 안 해요? 지난 몇 년 동안 안했는데, 꼭 했으면 좋겠어요.” 인력 부족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던 교사 연수 사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0월 말 다물록 소재 12개교 교장과 대표 교사, 다물록군 교육 담당관 그리고 다물록군 군수를 은퇴하고 JTS 자원봉사자로 변신하신 총코 전 군수님과 함께 첫 번째 회의를 가졌다.

 

회의를 통해 일정, 원하는 강의 주제, 기타 요구 사항(한국 음식의 비율은 25%정도)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들은 3년 만에 열리는 연수에 들뜬 모습이었다. 기존에 12월에 진행한 일정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아 1월 20일 금요일부터 22일 일요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리보나군에 위치한 JTS센터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다물록군에서 리보나군까지 편도 5시간의 먼 거리라 다물록군 근처에서 진행할까 했지만, 교사들의 반대 의견이 많이 있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리보나군까지 갈 기회가 없고, 다물록과 달리 날씨가 시원한 센터의 공기를 느끼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물록 군 교육 담당관의 적극적으로 도움으로 교육청의 정식 승인을 받고 진행하게 되어 강사를 섭외하는 부분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 상세 프로그램 기획 및 교사들과의 소통은 첫 번째 회의에서 기 획자로 뽑힌 파굼퐁 학교의 대표교사인 ‘조지’가 담당했는데, 일처리가 꼼꼼하고 추진력이 좋아 처음 교사 연수를 담당하는 활동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청소와 세팅이었다. 한국인 활동가 4명, 단기 활동가 3명 총 7명이 본인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센터와 주변 정리정돈을 하기 에는 역부족이었다.

 

 

뽀드득 뽀드득


센터에서 3년 동안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없어 방과 다이닝룸은 창고가 되어있었다. 이번에는 센터 수용인원(36명)을 넘는 규모라 모든 공간을 비워야 해서 청소전에 정리정돈부터 되어야했다. 그래서 한 달 전부터는 매주, 2주 전부터는 매일, 정리정돈과 수리 및 보수(화장실, 기타 시설), 청소와 세팅(침구류, 주방, 강의 관련)이 이루어졌다. 공간은 사람이 살아야 빛을 발하는 법! 활동가들의 몸은 고됐지만 센터의 모든 공간이 살아났고 활기를 띄었다. 단기 활동가 3명이 없었다면 절대 끝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모두 12개 학교에서 총 52명의 교사가 참여한다. 이전 교사 연수에서 가장 많이 참여했던 인원이 25명이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 수였다. 심지어 기존에는 다물록과 다른 지역을 함께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는 다물록 교사 참여인원만 해도 이미 센터 최대 수용 인원을 넘어 다른 지역은 아쉽지만 함께 할 수 없었다. 3년 사이에 다물록에 4개 학교가 생겼고, 한 학교당 교사 수도 거의 2배가 되었다. 학교가 생겨 마을이 얼마나 발전하는지 증원된 교사인원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설마 다 올까? 했는데 연수 시작 당일 감기 몸살로 2명만이 불참하고 모두 50명이 참가했다.

 

 

[그룹별로 이름과 퍼포먼스 시간. 몸으로 본인들의 이름을 보여주는 TTL팀]

 

 

행복한 출발

 

다물록에서 승합차를 타고 온 교사들은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센터에 처음 온 교사가 대부분인데 풍경과 날씨가 너무 좋다고 했다. 접수를 하며 명찰과 단체티셔츠를 받아 들고 일부는 방에 들어가고 대부분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점심식사 시간. 분명 60인분을 준비했는데 음식이 부족했다. 부랴부랴 대체 음식을 만들었다. 다들 너무 맛있다며 2번 이상 더 먹었다. 이후에 식재료를 더 구매해 다음 식사부터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어진 오리엔테이션 시간. 전체 프로그램 안내와 센터 규칙들을 안내했다. 환경을 생각해 샴푸 대신 비누를, 설거지할 때는 주방세제 대신 베이킹 소다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교사 연수 후기 중에는 이 환경 실천이 굉장히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는 평이 있었다. 샴푸가 자연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그리고 모둠시간. 서로 다른 학교를 골고루 섞어 총 4개 모둠으로 나누었다. 각 모둠별로 자기소개를 하고 모둠이름과 구호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지역이라 서로 얼굴은 알고 있어 인사는 했지만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던 선생님들이 대화의 물꼬가 터지는 순간이었다. 모둠별로 경쟁하듯이 이름을 정하고 구호를 만들고 연습을 했다. 한 모둠에서 큰 소리로 연습을 하면 그 옆에서는 더 큰 소리로 연습을 했다. 필리핀 문화에는 이렇게 모둠 이름을 만드는 것이 없다고 해서 시도해 봤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렇게 정해진 모둠별 이름은 티티엘, 하모니, 살룻, 피스메이커스. 각 모둠별로 준비한 짧은 노래, 구호, 혹은 퍼포먼스를 앞에 나와 발표하였다.

 

 

[본인의 경험을 나누고 있는 총코 전 군수님 부인 린다씨]

 

 

푸욱~빠져든 강의들

 

첫 번째 강의는 ‘문화 다양성 이해와 문화 충격’이라는 주제로 총코 전 군수님과 그의 부인이자 영국인인 린다씨가 진행했다. 대부분의 다물록 학교는 마노보 원주민이나 무슬림 지역인데 교사들은 그렇지 않아서 꼭 필요한 주제라는 요청이 있었다. 전혀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린다씨가 35년 동안 필리핀에서 살면서 느꼈던 본인의 경험담을 나누었다. 그 후 교사들이 모둠별 토론으로 본인들의 경험을 나누고 각 모둠별로 한 명의 교사가 본인의 경험을 나누었다. 공감하며 함께 웃기도 했지만 충격을 받았던 교사들에게는 위로를 건네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강의는 ‘살기 좋은 우리 마을 만들기’라는 주제로 필리핀 JTS의 이원주대표님이 진행했다. ‘새마을운동’ 영상 자료로 시작한 강의는 어떻게 마을 주민들과 마을 개발을 할 것인지 순서도를 통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를 하였다. ‘새마을운동’ 영상 자료를 본 선생님들은 한국이 원래부터 잘 사는 나라인줄 알았는데, 한국 전쟁 전후의 상황을 보니 필리핀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어떻게 지금과 같은 부를 이룬 것인지 놀라기도 하고 신기해 하기도 했다. 관련된 토론은 다음 날 진행하기로 하고 모두 숙소로 돌아갔다.

 

 

위 캔 두 잇!

 

새벽 4시 30분. 맑은 종소리로 아침을 깨웠다. 아침의 첫 프로그램은 센터 문을 나가 조깅을 하기로 했다. 시작은 활기찼다. 대문 밖을 나간 지 1분도 안 지났는데, 제대로 뛰는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걸었다. 걷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필리핀 문화에 조깅은 낯선 것이었다. 앞서 뛰어간 그룹은 군대에서 할 법한 구호를 외치며 신나게 달려 나갔고, 중간과 끝부분에서 활동가들이 한국식으로 구호를 함께 외치며 독려했다. “아이 캔 두 잇, 유 캔 두 잇, 위 캔 두 잇!!”과 비샤아어(민다나오 섬의 언어)로 하나, 둘을 의미하는 “이사, 두하”를 외쳤다. 활동가들이 ‘아이 캔’을 외치면 선생님들이 ‘두 잇’을 외쳤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이내 익숙해져서 하나가 되어 신나게 구호를 외쳤다. 그렇게 선생님들은 생애 처음해 본 30분간의 조깅을 마쳤다.

 

 

[학교별로 열심히 프로젝트를 짜고 있는 모습]

 

다시 시작된 강의. 어젯밤에 이어 ‘살기 좋은 우리 마을 만들기’의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상황이 비슷한 학교끼리 짝이 되어 토론과 목표 설정, 기간, 상세 실행 계획, 평가 등으로 이어지는 순서도에 맞게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마을에서 거의 유일한 지식인인 교사가 마을 개발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열띤 토론 끝에 각 학교별로 발표를 진행했다. 먹을 것이 없어 학교에 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으니 학교에 텃밭을 운영해 채소와 과일 등을 키워 아이들에게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 많았다. 발표 후에는 이원주 대표님의 의견도 이어져 실현가능성이 높아지도록 계획을 좀 더 구체화하기도 했다.

 

이원주 대표님이 급한 업무로 마닐라로 돌아가셔야 해서 부득이하게 참가 증서를 미리 나눠주었다. 대표님께서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의 학교에서 고생하는 선생님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태양광 전등을 각 학교별로 2개씩 선물로 주셨다. 몇 몇 선생님들은 탄성을 지르며 환호하였다.

 

 

[마노보언어에 대해 연극을 통해 발표하는 모습]

 

 

언어는 달라도 우리는 하나

 

점심 식사 후에 세 번 째 강의는 다물록 지역의 원주민 언어인 마노보어와 관련해 ‘모국어를 기반으로 한 언어 교수 방법’이라는 주제로 판칸투칸 지역의 학교 교사가 진행하였다. 발표 교사 자신이 마노보족으로서 가난한 마을에서 자라 가난한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겪었던 경험을 나누고, 그림 카드를 이용한 노래부르기, 연극 등 다양한 교수 방법을 설명했다. 연수중인 교사들이 학교로 돌아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수법도 알려주었다. 다물록 지역은 절반이 마노보, 절반이 무슬림 지역이라 무슬림 언어(마긴다나오 어)에 대한 강의 요청도 있었으나 무슬림 지역 교육청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진행을 할 수 없었다. 선생님들에게 미안했는데 무슬림 지역 선생님들도 마노보 수업을 진지하게 들으며 즐기는 모습을 보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네 번째 강의는 ‘다중 지능을 위한 교수 전략’으로 알라원 학교 개교를 도우며 JTS와 관계를 맺어온 전 실리폰 초등학교 교장이자 현 퀘존 지역 학교의 교장인 신디씨가 진행해주었다. 가드너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8가지 다중 지능에 대한 설명 및 각 다중 지능에 맞게 학생들을 대하고 가르치는 방법을 안내하고, 각 모둠별로 강의 실습을 진행하였다. 또한 다중 지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사들도 다중 지능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다양한 다중 지능을 가진 아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어 선생님들이 좋아했다.

 

 

신난다~ 재미난다~

 

저녁 식사 후 선생님들이 가장 기다리던 시간인 장기자랑과 레크레이션이 이어졌다. 아폴란 학교의 준버트 선생님과 키다마 학교의 크리스티나 선생님이 사회자가 되었다. 끼와 흥이 많은 필리핀 사람들! 그 중에도 선택된 선생님들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마치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잔뜩 과장된 목소리톤으로 “레이디스 앤 젠틀맨~웰컴 투 쇼셜리제이션 나잍!!”으로 시작. 각 팀별로 군무와 노래를 선보였다. 그리고 깜짝 이벤트! 미카실리 학교 로미오선생님의 감미로운 피아노 반주에 사회자인 준버트 선생님의 사랑의 세레나데. 그 대상은 2명의 강사님과 총코 전 군수님의 부인인 린다씨, 세 분에게 불러주는 사랑의 세레나데는 감미로움 그 자체였다.

 

이어진 레크레이션. 레크레이션은 이번 교사 연수 기획자인 조지의 주도로 시작되어 주제별 노래 이어 부르기, 초콜릿 알 옮기기, 릴레이 경주, 단어 맞추기 등. 다양한 게임으로 이어졌고 선생님들은 배꼽을 잡고 구르며 즐거워했다. 그렇게 둘째 날 밤이자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몇몇 선생님들은 마지막의 아쉬움을 기타 연주와 노래로 달랬다.

 

[헤어지기 전 마지막 단체 사진]

 

 

이제는 안녕~

 

맑은 종소리로 시작하는 아침. 전날의 조깅이 다소 버거웠다는 일부 여자 선생님들의 얘기가 있어 오늘 아침은 줌바 댄스로 시작했다. 흥이 많은 선생님들로서는 한 곡으로는 부족한지 세 곡이나 땀을 흘리면서 추고 나서야 끝이 났다. 샤워 후에 꿀 맛 같은 아침식사. 장소별로 대청소를 진행한 뒤 마지막 프로그램 시간. 지난 3일 동안의 사진 슬라이드를 보며 함께 웃었다. 그 후 소감문을 작성하고 모둠별로 나누고 각 모둠의 대표가 발표를 하였다. JTS덕분에 취업도 했는데 좋은 환경, 맛있는 음식,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기독교 국가답게 “갓 블레스 유”라는 말로 JTS에 축복을 빌어주었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선생님들은 활동가들에게 다가와 포옹을 하며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다. 몇몇 여자 선생님들은 남자 활동가들과 단둘이 사진을 찍자고 하며 부끄러워하였다. 그렇게 짧았던 2박 3일의 교사 연수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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