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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떼(힌디어 : 함께), 그리고 모두가 새롭다

-와글와글 함께 뒹굴며 배웠던, 우리는 리더!!!

 

 

4주간의 훈련과정, 드디어 그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 지나갔다. 마냥 배우고 받기만 할 수는 없다. 이제는 나 하나가 아닌 동생들을 이끌어야 한다. 학생에서 선생님이 되기까지의 이 과정 속에서 이들은 무엇을 함께하고,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꼈을까?

-글쓴이 인도JTS·김민정 활동가 

 

 

[New Leader Training Program] 새로운 6학년 이야기

 

수자타 아카데미에서는 Pre_School(유치원)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공부에 전념하고, 중등교육이 시작되면서는 후배들을 가르치며, 함께 공부해나가는 것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수자타 아카데미의 초등교육은 유치원 교육을 마친 후 1학년부터 5학년까지이고, 중등은 6학년부터 8학년까지 진행이 된다. 이 중등과정을 ‘리더’라고 호칭한다.

 

이 중등과정에 앞서 후배 지도를 위한 기본 학습 및 실무교육과 더불어 봉사하는 마음과 의미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이러한 [뉴 리더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인도에 첫발을 내딛고 나마스떼(안녕하세요)와 단야와드(고맙습니다) 밖에 모르던 내가 함께했다.

 

두근거리는 기대감과 ‘나야 그렇다 해도 아이들 교육에 괜찮을까?’ 라는 걱정과 두려움을 함께 가지고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리더아이들이 나와 많이 닮아 있다, 함께하고 있다.’ 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나 역시 이들처럼 주변의 많은 가르침과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고, 이제는 나의 배움을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여기 뜨거운 인도에 왔다.

서툴지만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나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내가 그들을 돌봐야 한다.’에서 그들이 나를 끌어주고 있다는 감사함으로 마음의 방향이 돌아가고 있었다.

 

새로운 6학년 훈련 프로그램은 4주 동안 진행이 된다.

매일 아침 빤즈실(불교식 기도)을 포함한 기도를 시작으로, 쉬람단(울력 :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함), 마음나누기, 액션송(율동과 함께하는 동요)을 배우며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학습이 진행된다.

 

이 과정을 맡아 진행한 아짓 선생님 역시 수자타 아카데미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해서 전 과정을 거쳐 지금은 이곳의 교사로 함께하고 있다.

새로운 6학년 훈련 프로그램은 35명의 학생들이었지만, 아마도 아짓 선생님은 ‘꺄?’(힌디어로 ‘뭐라구요?’)를 반복하는 나까지 해서 총 36명의 학생들과 함께하지 않았을까 싶다.

 

 

디레디레~(힌디어 천천히) 부처님 나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그리고 인정하기

 

쉬람단(울력 :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함)의 주요 내용은 주로 학교 안팎의 청소와 유치원 견학 및 유치원 수업용 카펫 세탁, 청소를 진행했다.

 

오전에 2시간가량 진행되는 쉬람단은 35명의 아이들을 네 그룹으로 나누고, 그 중 두 그룹씩 아짓 선생님과 내가 나누어 진행했다.

 

한 팀은 수자타 아카데미 내 쉬람단, 한 팀은 유치원 방문 쉬람단을 진행했는데, 쉬람단 일정과 내용 그리고 일 나누기는 아짓 선생님이 충분히 설명해 주고 나는 안내대로 아이들과 함께했다.

 

물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아짓 선생님은 이렇게 같은 말을 4주 동안 무한 반복하지 않았을까? 한국어 실력도 수준급인 아짓 선생님은 고맙게도 힌디로 묻는 나에게 한국말로 대답을 해주었다. 마무리엔 ‘압(당신) 괜찮아요?’ 라는 말도 함께.

 

40도를 넘나드는 이곳 인도에서 일을 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처음엔 ‘뜨거운 태양마저도 괜찮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들이 마냥 좋기만 하다’ 던 나도 ‘쉽지 않다...’ 라는 생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중 망고가든 청소는 아이들이 가장 지루하고 힘들어해 보였다. 매일 나뭇잎은 떨어지는 시기이고, 누군가는 정리를 해야 하는 꼭 필요한 일임은 맞다. 하지만 같은 울력을 매일하기에 마냥 흥미롭지는 않은 일임은 확실한 것 같다.

 

드디어 이곳 저곳에서 울력을 하지 않고 노는 아이들이 생기고, 계속 할 것을 서툰 힌디어로 말하는 나에게 아이들은 ‘혹야’(힌디어 끝났어요)를 반복했다. 아짓 선생님의 안내대로 나는 계속 할 것을 요구했고, 아직 끝나지 않았음이 눈에 보였지만 계속 강요할 수는 없었다.

 

하루는 교문 밖으로 나가 외부 청소를 진행했다. 계획된 울력이 아니라 괜찮을까 걱정은 되었지만, 망고가든 정리를 계속하는 건 아이들에게도,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이후 아짓 선생님에게 “노 프라브럼, 압 아즈 까르나 아차해(괜찮아요, 오늘 잘했어요)”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지만, 그날 일과를 아짓 선생님에게 하소연 하며 중요한 것을 배웠다.

 

“아이들이 자꾸 울력이 끝났다고 해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지만 계속 시키기 어려웠어요.” 내심 걱정으로 마음을 졸였던 내가 뭔가를 하소연하는 듯 보이자 아짓 선생님은 마음을 살펴주는 듯 했다. “오케이 시스터”라며 앉아보라 했다. 말이 되는 문장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하소연하는 나의 말을 아짓 선생님은 진지한 표정으로 천천히 다 들어주었다.

 

완벽한 대화라고 할 수야 없겠지만 그대로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 주어진 조건, 주어진 시간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함께할 수 있구나. 그래야 함께할 수 있고, 길이 열린다. 그 날 아짓 선생님은 나에게도 충분히 설명하고, 아이들에게도 다시 한 번 오늘 울력시간에 대해 확인했다.

 

소통이 원할 할 수 없는 새로운 한국인 활동가와 아이들의 답답함도, 그리고 주어진 울력 조건도, 이 조건으로 우리가 함께 일해야 하는 환경도 아짓 선생님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갔다.

 

내 말도 충분히 듣지만, 아이들의 상태도 다시 확인하고, 일을 풀어가는 것을 보고 믿음이 생겼다. 의사소통도 확실히 되지 않는데 아짓 선생님에게 아이들의 일과를 보고해도 될까? 아이들에게 괜찮을까? 라는 나의 걱정은 완전히 내려놓았다. 나도 그저 내가 가진 조건으로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충분히 아이들과 교감하며 진행했다.

 

 

‘어떻해!’가 아닌 ‘어떻게?’

 

유치원에 방문해서 다시 빨아도 깨끗해지지 않는 것 같은 카펫과 정식 빨랫줄 없이 담장에 새로 세탁한 카펫을 널어야 하는 상황들이 나에게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떻해!” 가 아니라 “어떻게?” 로 바뀌는 나와 아이들이었다.

 

큰 대야가 없으면 핸드펌프 주위를 물청소 한 후에 세탁했다. 빨래 줄이 없으면 담장 물청소를 한 번 하고 널면 될 일이었고, 담장마저 없는 유치원에서는 옆집에서 밧줄을 빌려 나무에 묶어 카펫을 널었다. 아짓 선생님과 아이들 그리고 나는 ‘언어소통 불가’를 문제 삼지 않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더 주의 깊게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며 들었다.

 

서툰 힌디어로 하는 내 말을 아이들은 찰떡같이 알아듣고 옆집에 가서 밧줄을 빌려다 주고, 나무에 묶어 빨래 줄을 만들어주고 내가 요구한 일들을 척척 진행해주었다. 이해가 잘 안 되는 친구가 있으면 옆 친구에게 ‘이런 말하고 있잖아’ 라며 설명해주기도 했다. 언어가 더 이상 아이들과 나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나도 아이들도 이렇게 배워나갔다. 유치원을 방문하면 이 과정을 이수한 현재 리더들이 유치원 아이들을 돌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힌디를 가르치는 것 뿐 아니라, 목욕 프로그램을 통해 씻는 법을 가르치기도 하고, 어린 동생들의 손톱도 깎아 주기도 했다.

 

나와 함께하고 있는 우리 리더과정 아이들도 나처럼 ‘이 배움들을 통해서 똑같이 동생들에게 모르는 것을 문제 삼지 않고, 자기가 아는 만큼 이해하는 만큼 나누어 주겠지, 그와 같은 과정을 똑같이 걸어온 아짓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훌륭한 어른이 되어주겠지’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다.

 

공부시간에 책을 다 읽지 않은 것 같은데 자꾸 책을 바꾸며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 엎드려 자거나 자꾸 화장실을 간다거나 물 마시러 간다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상황에 맞추어 조치하고 나중에 아짓 선생님에게 상의했다. 그렇게 문제 삼지 않고, 왜 그럴까라는 눈으로 바라보게 되니 아이들에게 더 관심이 가고,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유치원 수업을 위한 읽기, 쓰기, 말하기, 동요와 율동 배우고 가르치기 과정까지 진지하게 배우고 익히는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과정은 나도 함께 성장시켜주었다. 보광 인도JTS 사무국장님 말씀처럼 아이들의 트레이닝 과정이 고스란히 나의 트레이닝 과정이었다.

 

 

모두 다 흘려보내자

 

아이들과 함께한 4주간의 시간 그리고, 마지막 일주일을 남기고 나서는 자꾸만 마음에 아쉬움이 커져갔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다. 더 배워서 더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종업식과 정식 6학년이 되는 입학식이 되었다.

 

입학식 때는 전 학생의 전 학부모가 참석을 했다. 이것은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뜻 깊은 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왜 아이들이 청소를 해야 하냐는 반론도 있었지만, 프로그램을 마치고는 아이들의 활동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왜 청소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도 다시 배우고 알게 되었고, 좋은 일 한다며 칭찬까지 했다고 한다.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시작한 이곳의 교육과 의식의 발전이 여기까지 왔구나. 라는 것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고작 한 달 조금 남짓한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감사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무한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학부모들을 모시고 부모님들 앞에서 어엿하게 선언문을 읽고, 새 학기의 다짐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함께한 시간을 뒤로해야 하는 아쉬운 마음을 다 흘려보냈다.

 

 

믿음이 주는 편안함

 

힌디가 안 되는 나에게 바로 리더교육프로그램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보광 사무국장님, 쁘리앙카 교장선생님, 동료 활동가 김윤미님 그리고 예견된 답답함이었을텐데도 기꺼이 함께해주고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아짓 선생님, 말도 못 알아먹는 한국인 선생님을 믿고 따라와 준 아이들, 이들이 나를 믿어준 것처럼 나 역시 그들을 믿고 여기까지 왔다.

 

그 마음 그대로 아이들을 믿고 마음에서 흘려보냈다.

 

종업식 때 부모님과 아이들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찍어주면서 또 다른 아이들에게 내가 이들에게 받은 소중한 가르침을 더 정성껏 나누겠다는 다짐과 함께!

 

프로그램 진행 첫날 입학식을 진행하고 있다.


유치원을 방문하고, JTS에서 설치한 핸드펌프를 이용에 카펫을 세탁중인 아이들

유치원을 방문한 6학년 아이들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프로그램 진행과정이 담긴 영상물을 보고 있다.

훈련과정을 잘 마치고 어엿한 6학년이 된 라잔띠와 라잔띠 어머니

수자타 아카데미 내의 망고가든에서 울력중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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