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야기

새로운 방식의 워터시스템

 

글쓴이: 필리핀JTS_조혜림

 

 

2003년부터 학교를 짓기 시작했다. 학교를 지을 때마다 마을의 물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겠냐는 마을 사람들의 요구는 항상 있었다. 학생들에게 위생교육을 하고 있기에 학교 화장실과 교사 숙소에 안정적으로 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번에는 마을 사람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마을에 공용 수도를 설치하는 것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JTS가 지난 십여 년 동안 학교건축을 해 온 곳은 오토바이조차 진입이 불가능해, 보통 걸어서 3, 4시간을 가야하는 오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학교는 커녕 전기, 물 등이 없는 곳이 당연히 많다. 특히 물이 없는 불편함과 비위생적인 물로 인해 아이들의 경우는 각종 피부병과 수인성 질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기에 ‘물’은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꼽혀 왔다.

 


 

 

그 첫 번째 시작, 다물록

JTS 사업지 중에 물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부키드논, 다물록 군이다.   JTS에서는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워터탱크 제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부족한 기술력은 사회 기반 시설을 전문으로 하는 필리핀  현지 NGO ASSISI로부터 조언을 구하였다.

안타깝게도 첫 번째 후보지인 Buluan(불루안)은 전기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음 후보지인 Balud(발루드)마을에 첫 번째 워터탱크를 짓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시작된 프로젝트

발루드는 굉장히 강성한 MILF(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 코만도 타운팅이 살고 있는 곳이지만, JTS가 학교를 설립한 이후에는 마을에 평화가 찾아왔다가구 수가 증가(10가구 미만  50가구 이상)하였으며 현재는 학생 수가 200여명이나 되는 곳이다. 보통 마을 사람들이 자원봉사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해 JTS는 쌀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JTS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할만큼 워터시스템에 대한 열망이 컸다.

그런데 막상 일이 시작되니 모이기로 했던 마을 사람들은 제대로 모이지 않았다. 밭에 가서 씨를 뿌려야 한다고 하거나,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일하는 중간에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의 제대로 된 참여가 첫 번째 과제였다. 또 다른 과제는 군청이었다. 전기 펌프 설치 및 펌프 하우스 제작을 하기로 한 다물록 군청에서 날씨가 좋지 않고 길이 나빠 오토바이로 가기에는 힘들다는 이유로 약속한 날짜에 인부를 보내주지 않았다. 활동가가 군청 엔지니어실에 찾아가, 엔지니어에게 여러 차례 요청한 뒤에야 안정적으로 인력이 파견 되기도 하였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약속에도 없던 용접공과 배관공도 흔쾌히 보내주었다.

 


 

 

그럼에도 공사를 마치기로 한 하루 전날, 땅에 묻기로 한 파이프가 여전히 땅에 묻히지 않은 상태였다. 마을 사람들이 하기로 했지만 제대로 진행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총 수도꼭지를 빼기로 한 곳은 4곳이었지만, 모스크 바로 앞의 수도 1곳만 연결된 파이프가 땅에 묻혀 있었다. 이러다간 시간이 지나도 공사가 마무리될 것 같지 않아 주변에 보이는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대부분 아이와 여자들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속도는 느리고 힘은 더 들었지만 서로 하하 호호 웃으며 작업을 이어나갔다. 3시간 남짓한 시간이 흐르자 2개의 파이프라인을 묻을 수 있었다. 이제 가장 긴 파이프라인이 남았는데 그 라인은 학교 뒷마을 쪽으로 연결된 것이라 다음 날 새벽에 만나 마무리 하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총 20여 명 정도의 남자 장정들과 남자아이들이 삽과 디깅바(필리핀 식 곡괭이)를 들고 하나둘 모여들었다. 3개 조로 나뉘어 파이프 묻기, 전신주 세우기, 펌프 하우스 마무리 작업을 이어갔고, 다른 작업까지 마치고 나니 오후가 다 되어서야 마칠 수 있었다.

 


 

 

파이프 연결 작업 1주일 후 전기공과 함께 추가 전기 작업을 위해 마을을 방문했을 때, 각 수도꼭지 주변엔 아이들이 씻기도 하고, 물장난을 치기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있었다. 이제는 빨래도 안정적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물 길러 맨발로 혹은 다 낡은 쪼리를 신고 산 넘고 길을 건너던 아이들과 여자들이 이제는 물을 갖고 장난을 치는 것을 보니 감격이었다.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워터시스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번에 얻은 노하우와 경험으로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물 공급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사업도 좀 더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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