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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똑똑 어르신, JTS입니다 in 종로구' 사업을 함께 진행한 종로 행복 시민분의 따뜻한
지원 후기가 도착하여 공유드립니다^^



11
월 초 모임이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모임이 어려워지고 다시 온라인
모임이 시작되던 무렵이다
. JTS에서 주관하는 꾸러미 지원 사업에 종로 행복 시민 모임이 같이
참여하면 
어떻겠냐는 안건을 말씀해 주셨다.
종로 구내의 도움이 필요하신 어르신들께 선물 꾸러미를 전달하는 활동이었다.

별 고민 없이 그러자는데 동의했는데, 생각해 보면 며칠 전 어머님의 전화 한 통 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여든을 넘기신 어머님이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모임을 하시던 중, 스마트폰 화면에
어머님 사진과 이름이 안 나온다고 하신다
. 바로 옆에 계시면 어떻게 봐 드렸겠지만 전화로는
어떻게 해 드릴 수가 없었다
. 그래서 점심시간 맞춰서 우리 회사 근처로 오실 수 있겠냐고 여쭈었고,
다음 날 점심시간에 간단히 설정 몇 개를 해 드렸다. 그때 스치는 생각이 '아, 연세 드신 분들에게는
젊은 사람에겐 별일 아닌 이런 일도 큰일이 될 수 있겠구나
.'였다. 


일정이 정해지고
JTS 활동가분들과 온라인 회의를 했다. 평소 행복 시민끼리 하던 모임과는 달리
왠지 모를 긴장감과 설렘 속에 모임을 시작했다
. 과연 햇병아리 행복 시민과는 활동에 설명하시는
한마디 한마디에 내공
(?)이 느껴졌고, 그러면서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조금씩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렸다
.

실제로 꾸러미를 꾸리고 전달할 날짜가 거의 다가왔는데, 그놈의 코로나로 인해 대면으로 하는
모든 활동이
매우조심스러워졌다. 우리들도 대부분 직장에서 사적인 모임 자제 권고가 공개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나쁜 일 하려는 것도 아닌데) 뭔가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49
개의 꾸러미는 실제로는 49 박스와 49개의 쇼핑백 형태였다

어르신 한 분 분량의 선물이 박스 하나와 쇼핑백 하나의 분량이었다. 12월 초 토요일 오후에
서초구에 있는
JTS 건물 5층 강당을 찾아갔을 때야 꾸러미 내용물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며,
그게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오랫동안 육체노동을 해 보지 않은 내 몸은 2김치 몇 박스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아우성을
쳐 댔다
. 선물 꾸러미 내용은 쉽게 조리해 드실 수 있는 갈비탕, 삼계탕 등 레토르트 식품부터
라면
, 김치, 고급 케이크 등 음식류와 수세미, 양말, 목도리 같은 생필품으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었다
. 그런데 이 모두를 박스에 잘 담고 운반이 용이하게 손잡이까지 만들어서 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

특히, 김치는 아이스박스 하나에 두 개의 비닐봉지가 들어 있었는데, 봉지 하나가 어르신 한 분 분량
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난감한 기분이었다
. 이럴 때 현장을 지휘하신 이옥숙 활동가님의 임기응변이
빛났다
. 강당에 있던 다른 종이 박스를 이용해 나눠 담아 그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다.


 

1215일과 17, 양일에 걸쳐서 총 6개조가 종로의 각 지역을 나누어서 꾸러미 지원이 있었다.
평일에 하는 것이라 회사는 휴가를 냈다. 종로 행복 시민 모임에서는 각 조에 한 명 정도씩 배분이
되어
JTS 활동가분들과 같이 전달 활동을 하였다. 나는 1217일 조에 속해 있어서 15일의 선물
전달 상황과 활동 후 마음 나누기를 미리 생생하게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
 

드디어 17, 날씨가 추워진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포근했다.
주민센터에 도착했더니 같은 조 활동가님이 먼저 와 계셨다. 각 조에는 운전하실 분 한 명, 어르신분들께 전화할 분 한 명,
촬영 담당 한 명 등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 봉사 활동이라도 상당히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이 인상 깊었다.
 

운전을 담당하신 분과 대충의 동선을 짠 후 출발했는데 지도를 미리 출력해서 갈 곳을 표시해
놓았었더라면 동선 짜기가 쉬웠을 것이었는데
, 주소와 지도 앱을 가지고 동선을 짜려니 쉽지 않았다.

조별로 담당한 구역의 주민 센터에 모여서 출발하여 7~8 어르신께 꾸러미를 전달했다.
종로는 구시가지며 주택가는 특히 오래된 동네여서 길이 좁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다행히 운전을 담당하신 JTS 활동가님은 이런 상황에 상당히 익숙하신 듯했다.
빨리 끝나는 조도 있었는데, 우리 조는 출발이 좀 늦었고 광장 시장 근처에서 주차할 곳이 없어
몇 바퀴 빙빙 돌았던지라 늦게 끝난 편이었다
.
 

어르신 집에 가기 전 미리 지금 가고 있어요.’하고 연락드리고, 집 근처에서 다시 연락드리면서
저희 거의 다 왔어요.’ 하고 연락드리는 방식이었다. 원래는 비대면이 원칙이라 문 앞에 꾸러미를 놓아
드리고 우리는 물러나고 어르신들이 가지고 들어가시는 것을 먼발치에서 확인한 후 전화드리는 방식이었다
. 한데 꾸러미가 꽤 무거워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들고 들어가시는 것은 무리가 되겠다
싶었다
. 그래서 ‘"어르신 들어가 계세요. 저희가 문안까지 넣어 드릴게요.’"라고 말드렸다.
비대면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아이고, 뭐 차라도 마시고 가요" 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럴 수는 없었다.
우리를 반가워하시는 모습에 이분들께 필요하신 게 음식과 생필품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르신, 박스에 편지 들어 있으니까 꼭 읽어 보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얼른 나와야 했다.
 

박스 싸는 날에 손편지 49통을 써서 박스마다 넣어 드렸는데, 코로나로 어르신들 말벗이 되어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대안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어르신들 직접 이야기 들어 드리고 말씀 나누는 것에는 비할 수가 없었다.

 

거동이 비교적 정상적인 분도 계셨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허리가 굽으신 할머님도
계셨고
, 지팡이 없이는 못 움직이시는 할아버님도 계셨는데, 이분은 사시는 곳이 승강기가 없는
6층 빌딩 꼭대기여서 더욱 마음이 쓰였다. 박스를 6층까지 들어 드렸는데,
불편하신 몸으로 1층에 내려 오셨다가 다시 6층으로 올라오셔서 "고맙다"고 하신다.

마지막 집은 청력이 많이 안 좋은 어르신이었다.
"
어르신, 들어가 계세요. 저희가 넣어 드릴게요. 아니면, 혹시 집에 젊은 사람 있으세요?"

"뭐라고요? 내가 귀가 잘 안 들려"

"혹시 안에 아드님이나 누구 안 계세요?"

하고 여쭈었더니,

"아들? 집에 없는데한 다섯 달 전에 나가서 소식이 없어. 살아는 있겠지?"

하신다. 뭐라 마땅히 드릴 말씀이 없었다.
 

전달이 끝난 후 차 안에서 마음 나누기를 했다. 다른 단체에 속한 분들이지만 법륜 스님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마음 나누기하면서 오랫동안 같이 활동한 분들이라는 착각이 들었다
.
 

전달이 끝난 후 전화 설문을 시민 모임에서 하기로 되어 있었다. 나는 당일 전화를 드리지 못하고
다음 날 점심시간과 업무 시간이 끝난 후 한 분씩 전화를 드렸다
.
선물은 마음에 드시는지, 평소 생활하시는 데 불편한 점이 없으셨는지 여쭙는 것이었다. 선물에 대해서는 고맙다,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불편하신 점은 역시 허리, 어깨, 다리 등 몸이 불편
하시다는 경우가 많았다
. 전화로라도 대화를 길게 이어가고 싶었지만 말주변이 없어 단답식으로만
흘러가 어색하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었다
.

 

이런 종류의 활동은 행복 시민이 된 후 처음이었다.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했을 때는 그냥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 데,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박스를 꾸릴 때만 해도, 오랜만에 하는 육체노동이 재미있기까지 했었는데, 막상 꾸러미를 전달하면서
어르신들을 직접 뵙고 보니
, 이 활동을 가볍게 본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분들께는 누군가가 나서서 이런 도움을 드리는 게 꼭 필요한 일이었구나
, 내가 보려고 하지 않고
찾지 않았을 뿐
,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늘 우리 주위에 계셨구나.
여기서 멈추지 말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찾아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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