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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이 정도면 여기에선 깨끗한 물이에요!
- 루북바숭 지역 식수지원 사업


글 인도네시아 JTS 임희성

  인도네시아에서 살면서 내가 아직도 적응 못하는걸 언급하라면 첫째, 개미떼 습격, 둘째, 하루에도 몇 번씩 나가는 전기, 셋째 비위생적인 물이다. 개미떼의 습격은 먹고 남은 음식물이나 과자 부스러기들을 내가 조금만 더 움직여 그때그때 정리하면 줄일 수 있고, 툭하면 나가는 전기도 조금 쉬었다 하라는 그 어떤 계시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되지만 마시는 물이 비위생적인건 정말 참을 수 없다.

 특히 초대받은 집에서 내온 커피나 차에서 생선 비린내가 확 올라올 땐 정말 난감하다. 하긴 마시는 우물물에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으니, 어항 물로 커피 타준 것과 뭐가 다르랴. 그러나 뿌옇고 냄새가 나도 별 탈 없다고 생각하는 현지인과 삼천리 금수 강산의  청정수를 생각하는 나 사이엔 확실히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있다.


△어느 민가의 우물


  이번에 우리 프로젝트엔 유치원공사뿐만 아니라 식수지원 사업도 있다. 우리가 새로 짓고 있는 5개 유치원에 지원을 하는데 3개 유치원은 지하수굴착, 1개 유치원은 우물지원, 나머지 1개 유치원은 상수시설 지원이다. 이 지역의 일반적인 식수공급처는 우물이다. 지하수 굴착을 하려면 인건비니 자재비니 전기가 안 들어 가는 지역은 자가발전기까지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우물은 그냥 동네사람들 몇이 모여 5~6m 정도만 파도 식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선호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우물은 파고 들어갈 수 있는 깊이에 한계가 있어 식수로 쓸 만큼 깨끗한 물을 얻기가 힘들다.

 더군다나 위치도 일상적으로 대소변을 보는 장소에서 몇 미터 떨어져 있지도 않기 때문에 위생상 문제가 많은 방식이다. 그래서 3개 유치원은 땅속 깊이 파이프를 묻고 모터로 물을 끌어올려 그 물을 물탱크에 받아 사용하는 지하수 굴착을 하였다. 우리나라는 반드시 암반층을 뚫고 들어가 청정 암반수를 끌어올려 사용한다지만 이 지역은 암반층이 없기 때문에 지표수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수량이 풍부해지는 깊이까지만 들어가면 된다. 그래서 들어간 깊이가 30~40m 정도 되는데 사실 한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란 깊이다.
 

△지하수굴착 작업중인 숭에자리앙 유치원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제법 들어간 깊이에 속하고 주민들도 그 이상 파들어가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머지 2개 유치원은 각각 우물과 상수시설을 지원하였다. 우물지원을 한 마을은 기존에 우물이 있지만 지금은 폐쇄되어 있는 상태라 주민들은 우물을 다시 살리길 원했다. 나는 아예 지하수 굴착을 원해지만 가까운 곳에 특별한 오염원도 없고 수량도 나름 풍부해 기존의 우물을 재활용하자는 주민들의 의견으로 합의를 보았다. 대신에 깊이를 더 파고 대형 콘크리트 관을 묻어 더 깨끗한 물을 얻을수 있도록 하였다. 나머지 한 지역 또한 상류에 있는 호수로부터 내려오는 상수시설이 이미 이 마을까지 들어와 있고 상수시설의 여러 가지 편의성들을 감안해 상수시설 지원으로 의견을 모았다.


△페인트 작업중인 깜뿡삐낭 유치원
 

  동네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식수지원사업을 하며 마을사람들과 느꼈던 가장 큰 인식의 차이는 위에서 언급한 식수가 될 만큼  깨끗한 물의 기준이다. 이 기준이 다르다 보니 크게는 식수 지원방식이 달라지고 세세하게는 파는 위치부터 깊이까지 모든 게 달라진다. “한반도와 수마트라 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수 십 년을 살아왔으니 어찌 다르지 않으랴” 라고 생각을 하고 싶지만 아직까지 현지인들의 식수기준에 대해 이해가 안 가는 건 사실이다.


△지하수굴착 작업중인 림보꾸마얀 유치원


  어쨌든 아직까지 이 지역 지하수상황에 대한 연구자료도 없고 우물물 오염수치, 오염매개체 그로 인한 각종 질병사례 등의 자료들도 미비한 건 사실이다. 현지 관계기관도 피부 깊숙이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식수지원뿐만이 아닌 식수 개선사업에 있어서 이 부분은 우리의 숙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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