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우기가 막바지에 접어드는 9월. 잠들어 있는 듯 한가하고 조용하던 마을이 부산스러워졌습니다. 우기에 맞춘 3개월간의 긴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마르지 않아 진흙투성이인 길을 따라, 크게 자란 벼 사이로 논두렁길을 따라,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학교에 갑니다. 재잘재잘 한껏 들뜬 아이들의 얘깃소리에 온 동네가 활기로 가득합니다. 함께하고 글쓴이 라오스 JTS - 배혜정 활동가

 

 콕농부아 마을 주민들과 JTS가 함께 힘을 모아 짓고 있는 학교에서도 첫 수업이 열렸습니다. 아직 페인트칠과 빗물받이 설치, 계단 공사, 화장실 공사 등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지만,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새 학교에서 수업을 먼저 시작하자고 뜻을 모아 미장공사까지 마무리된 교실 두 칸에서 우선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학교가 지어지기 전에는 마을 한 쪽에 있는 임시건물에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모아 수업을 진행하고, 4학년과 5학년 학생들은 이웃마을 학교에 다녀야 했습니다. 이웃마을 학교로 가는 길도 아이들에게는 수월하지 않은 길입니다. 땅이 무르고 비가 조금이라도 내렸다하면 진흙탕이 되어 발이 푹푹 빠지는 길을 30분 이상 걸어야 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해도 저 멀리 군내까지 돌아서 나가야 합니다.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아도 족히 30분은 걸리는 거리지요. 너른 논을 가로질러 지름길을 택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발이 온통 젖어서 학교에 도착하지만, 씻을 수 있는 급수시설이 없어 젖은 채로 수업에 참석해야 합니다. 

 

 

 이웃마을 학교에 답사를 다녀오는 길에 자전거 한 대를 같이 타고 마을로 돌아가는 형제를 만났습니다. 솜씨 좋게 울퉁불퉁한 길을 잘 달리다가, 길 상태가 안 좋은 구간이 나오니 동생이 얼른 뒷자리에서 내려옵니다. 형은 먼저 자전거를 몰고 가 동생을 기다리고, 동생은 자기 가방과 형의 가방을 짊어 메고 걸어가서 다시 뒷자리에 올라탑니다. 사이좋은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얼른 학교가 완공되고 운영이 안정되어 이 아이들이 조금 더 편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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