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이야기


*2010년 필자가 인도성지순례를 갔을 때 스텝으로 있던 봉사자가 어느날 수자타 아카데미 교장선생님이 되어계시다!


이세형 수자타 아카데미 교장 선생님(34세)

Q.JTS 예전 이세형 선생님은 어떤 모습이셨나요?

A.평범하게 일반 직장 다니고 좋은 사람만나서 결혼해서 잘 살아보자는 여느 일반적인 여자들과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이였어요.. 예전에 저는 출판사에서 일했었고 그래서 좋은 책을 만들고 계속 그쪽 분야에서 더 전문적으로 일해 볼 생각이였어요. 그런데 그때쯤에 깨달음의 장을 하고 100일 출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Q.JTS 소녀 같은 인상에 어울리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을꺼 같은데 어떻게 이런 조금은 특별한 삶을 선택하게 되었나요?

A.처음에  100일 출가를 하게 된 건 제 개인적인 괴로움을 해결하고 싶어서 하게 된 것이었는데 그것만으로는 제 문제가 다 해결 된 건 아니였어요. 그래서 수행을 더하게 되고 또  더하게 되고 그러면서 저의 문제가 어느 정도 풀려 편안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남을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혼자만의 문제에서 벗어나서 남을 조금 더 생각하게 되었었죠
 
Q.JTS 젊으신 나이에 교장선생님이 되신다는게 쉽지는 않으셨을텐데요

A.지금 현재 학생 수가 한 2000명 정도 되는데 그 많은 학생들의 선생님이 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예요, 처음에 교장선생님 자리를  법륜 스님께 제안을 받았을 때 과연 내가 잘해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뭐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누가 노래시켰을 때 쑥스럽지만 기량껏 해본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JTS 현재 나이가 가장 이상을 펼치고 뭔가 사회에서도 꿈을 향해 도전해나가는 시기인데 현실에 대한 어떤 미련 같은 건 없으신가요?

A.제가 재작년 여름에 한국에 있을 때 마음이 힘들 때가 있었어요. 세상에 대한 미련이라기보다는 이 안에서 생활하다하면서 제 내면적인 문제 때문에 힘들어서 뭔가 피하고 싶은 마음에 그때 잠깐 나가서 돈을 벌어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때 다시 명상 수련하고 극복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어떤 미련같은 건 없어진 거 같아요. 지금은 나가서 살아도 좋고 여시서 살아도 좋은데 사실 처음에 100일 출가 하고 나서 얼마 안되었을 때는 결혼해서 잘 살고 작장생활에서도 어느 정도 지위를 얻어 안정되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그 누구를 보더라고 다 의미 없게 느껴졌어요. 저의 삶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고 비교하면서 일종의 교만심같은게 있었어요.그런데 이번에 한국에 나와서 제가 느낀 거는 아, 저렇게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요.^^

Q.JTS 처음 인도에 도착했을 때 앞으로 이렇게 살아갈 거라는 어떤 느낌이 오셨나요?

A.아니요 그때는 그런 생각을 안했었죠~ 그냥 행자대학원 교육 과정에 있었으니까 갔었던 건데 그때 좋은 느낌을 받아서 계속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거죠. 사람들이 늘 인도에 대한 열망이나 호기심, 동경 같은게 있잖아요? 처음엔 그런 마음으로 그냥 교육과정에 있었으니까 갔었던 건데 6개월 동안 있어보면서 한번 생활해 보자.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그래서 처음에는 마을개발 쪽으로 지원을 했었어요.

Q.JTS 그런데 이렇게 덜컥 교장선생님이라는 중책을 맡고 나시니 부담도 크셨을꺼 같고 어려운 점도 많으셨을꺼 같은데 어떻게 극복해나가셨나요?

A.처음에는 힘듦도 있었어요. 우선 언어적인 부분이나 문화적인 부분이 좀 힘들었구요.
2년 전에 처음 인도에 왔을 때 만났던 인도 친구들이 그때는 학교 파트가 아니였기 때문에  원래는 친구관계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교장이라고 하니 그걸 잘  못 받아들였는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근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이해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또 수자타 아카데미는 중학생들이 유치원 아이들을 가리키고 또 대학교 학생들이 교사가 되는 체제예요. 이렇게 대부분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들이기 때문에 수자타 아카데미에 대해서는 저보다 경험도 많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처음에 힘들었어요.

Q.JTS 인도에 오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시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처음에는 인도가 워낙 위험하니까 마을 사람들이 저희들에 대한 믿음이 없으셔서 폐교위기까지 갈 정도로 상황이 안좋았었지만  지금은 학부모님들도 모두 인정해주시고, 얼마 전에는 교복과 체육복이 새롭게 디자인 되어 그걸 입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무척 보람을 느낍니다.
또 등하교때 교문에서 해맑은 웃음으로 인사하고 마을에 가면 꼭 집에 와서 먹을 거 먹고 가라고 하고 하면서 사랑을 주려고 하는 모습을 볼때 정말 행복하죠.^^
맨발로 산을 넘어서 오는 아이들을 보면 불가촉 천민집단 아이들은 집이 너무 멀어서 오기가 힘든데 그래도 아이들 이름을 꼭 불러주고 하면 결석한 친구들 왜 학교에 안왔었냐고 안부를 물어주면 다음날 결석했던 아이들이 출석을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반가워요. 부모님들이 무관심하는 경우가 많아서 학생들이 안오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학교생활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느끼구요.
이런 일상에서 사소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Q.JTS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달라진 모습들을 느끼시나요?

A.물론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달라진 점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줄을 잘 서는 규칙적인 모습, 인사를 잘 하는 예의있는 모습, 교복을 깔끔하게 입는 모습, 물건을 아껴쓰는 모습, 청소를 잘 하는 모습, 거짓말을 하지 않는 모습,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 등...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시간을 잘 지킨다는 것입니다. 인도인의 특징이라면 너무나 여유로운 모습이거든요.
예를 들어 거래처에 물건을 주문해놔도 그 시간에 준비가 되어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바쁜데 그 사람들은 정말 여유롭거든요. 제가 가야 그제서야 준비를 하는 겁니다. 성격급한 저로서는 참 난감할 때가 많지요.
그나마 우리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과 교사들은 시간을 정하면 그 시간에 오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수학여행 갈 때면 새벽 5시까지 모이라고 하거든요. 그럼 이미 4시에 저를 부르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것도 저 멀리 자르하리라는 마을에서 오는 아이들입니다. (자르하리는 1시간 30분 정도 걸어야 되는 마을임) 새벽 4시면 칠흙 같은 어둠뿐인데 그 험한 길을 오는 거에요. 시간을 잘 지키기 위해서이지요. 그런 모습 보면 우리의 교육이 헛되지 않았구나 느낍니다.

Q.JTS 그렇지만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남들과는 다른 삶인 인도오지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하실 거 같은데 어떻게 말씀하시나요?

A.걱정도 많이 하시고 걱정하실까봐 엄마한테는 말씀을 안 드리고 그냥 아버지한테만 말씀을 드리고 갔었는데 나중에 아버지가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번에 돌아와서 인사드리고 이번에 다큐에 방송된 거 보시고 무뚝뚝한 분들이라 말씀을 안 하시지만 자랑스러워하시는 거 같아요. 그런데 부모님은 이렇게 공동체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않으세요.

Q.JTS 법륜 스님께 제의를 받아 일하시는 거에 대해 스스로 긍지도 느끼실 거 같은데요.

A.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제가 누구보다 특별해서 이 일을 하게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옆에서 스님 일하시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큰 힘을 얻지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생기구요.^^

Q.JTS 요즘은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많아지고 있고 그러면서 국제기구나 NGO에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국제개발 협력분야에서 활동을 꿈꾸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너무 큰 욕심을 가지고 오면 안되구요. 어떤 큰 이상을 가지고 오셨는데 그게 뜻대로 안되면 속상하잖아요. 낙후된 국가들은 환경도 열악하고 변수도 많거든요. 그럼 실망하는 수가 생겨요. 또 자기는 어떤 일을 하겠다라고 그림을 그리고 왔는데 실상은 그게 아닐 수도 있죠. 사무일만 본다던지 아니면 밥하거나 빨래 이런 일만하고 있으면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요. 그런거 다 마음을 비우고 오시는 것이 좋아요. 지금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 상태에서 즐겁게 소풍온다는 마음으로요!

Q.JTS JTS에서 돈을 받지 않고 활동하고 계신데요, 생활하시기에 부족하지 않으세요? 무급 봉사활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하하 거의 돈이 바닥이 났죠~그렇지만 저는 근데 진정한 봉사는 무급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여기서 생활하는 돈은 다 보시 받아서 하는 거니까 1루피(인도 화폐단위)라도 아껴야 하죠. 무급봉사는 더 좋은 거 같아요. 100일출가도 사실은 돈을 내고 하는 거잖아요. 그렇지만 그게 다 공부죠..행복을 위해 돈을 내고 공부를 하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 보시하면서 봉사하면 더 주인의식도 생기게 되고 마음도 커지는 거 같아요.



Q.JTS 나눔이란 어떤 것일까요?

A.특별한 것을 주는 것이 아니고 내가 능력이 많고 넉넉해서가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진 것을 같이 공유하는 것, 또 나도 나눔으로 받을 수 있는 거잖아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사소한 것이라도 함께 할 수 있잖아요..나와 세상이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JTS 세상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요?

A.하루 하루 희망을 찾는 것, 상대와 그 상황 속에서 희망을 찾는 것, 상대의 단점과 어두운 점만 본다면 그 관계는 좋고 오래 지속될 수 없죠~가령 아이들이 학교에 자주 지각하고 결석한다고 할지라도 얘네들은 천성이 이렇게 게으른가? 이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학교에 더 빨리 오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어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희망을 가져야 할 거 같아요. 안그러면 아이들을 원망하게 되고 자신의 일도 무가치게 느껴질 수가 있죠.
또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인거 같아요..
제가 행자대학원 과정에 있으면서 같은 도반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깨달은 건데 작은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면 그게 행복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Q.JTS  젊은 나이에 커다란 용기를 내시고 인도라는 대륙에서 큰 항해를 하고 계신데

A.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청춘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친구같은 입장에서 말해주고 있는 것이 있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도전을 해보라는 거예요. 저희 인도에서 보면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의 경우  학교에서 일하면서 물론 나름대로 교사로서 보람도 가지고 있지만  아주 적은 돈을 받고 일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친구들이 있어요. 그럼 갈등하게 되는데 그건 선택의 문제인거 같아요. 그러면 고민하지 말고 직접 부딪혀보라는 거예요.
다양한 경험들을 몸소 실천해 봄으로써야 비로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알게 되죠. 나이 가 많아서라든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또는  환경적인 상황들을 문제 삼는 건 다 핑계예요. 도전하고 노력하지 않은 거예요. 또 해보고 안되면 상처받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고 또 다시 일어나야죠. 가서 그 길이 아니였다고 생각이 들면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Q.JTS 앞으로 수자타 아카데미의 교장선생님으로써 어떤 학교를 만들고 싶으세요?

A. 둥게스와리 주변에 16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서 생활을 꾸려가지만 아직도 많은 천민들은 돌을 깨거나    구걸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지요. 학교를 다니다가 중간에 그만 둔 아이들은 부모님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는 기특한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집걱정 없이 마음껏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아이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정말 공부만 가르쳐주는 학교가 아닌 그런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나아가서 수자타아카데미 출신의 아이들은
 내 가난보다 더 가난한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고,
 내 고민보다 더 힘든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줄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수자타아카데미가 그런 학교가 되어 둥게스와리의 희망, 인도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늘 행사가 많고 빠듯한 학교생활입니다.
그 안에서 힘들고 지칠 때 저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지요.
결국...
제가 그들에게 뭔가를 주려고 간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저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받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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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댓글 1개
  •  박민경
    2012/09/04 18:15

    이세형 교장선생님 ^^ 문경에서 행자생활하실 때도 밝고 맑고 함께하면 기분 좋은 분이었는데~
    인도에서도 멋지게 지내고 계시다니 기사 읽는 내내 반갑고 행복했습니다~!
    수자타아카데미 학생들 복받은겨~~~ 교장선생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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