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이야기

[재능기부로 나눔을 실천한 디자이너 유정수씨] 수자타 아카데미의 새로운 교복을 짓다.

“새 교복과 함께 아이들의 꿈도 예쁘게 피어올랐으면”

올해부터 인도 수자타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새 교복을 입게 되었습니다. 멋진 베이지색 자켓과 체크무늬 셔츠, 멜빵 치마와 바지가 멋지게 어우러지는 교복입니다. 이 교복을 디자인해 준 분은 디자이너 유정수씨. 재능기부로 예쁜 교복을 친구들에게 선사해 주었습니다. 갓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신인 디자이너로서 한창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 어떤 계기, 어떤 마음으로 재능기부를 실천하게 되었던 걸까요? ‘나눔’하는 디자이너, 유정수씨를 만나보았습니다.

반갑습니다, 소식지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유정수입니다. 2년 전 제 이름을 건 여성복 브랜드(JUNGSOOYOO)를 런칭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어요.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했고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했어요. 파리국제패턴아카데미, 스튜디오 베르소 파리에서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소니아리키엘 파리에서 인턴으로 실무디자인 경험을 쌓았고 지금은 신사동의 아뜰리에에서 제 브랜드 디자인을 계속하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JTS에 재능기부를 하게 되셨나요?
친구 추천으로 ‘깨달음의 장‘ 수련 프로그램에 갔다가 JTS 홍보 동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교복 입은 아이들의 모습과 JTS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가 눈에 들어왔지요. 저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상 시청 후에 그런 뜻을 말씀드렸더니 며칠 후 JTS에서 연락이 왔어요. 우연인지 필연인지 마침 교복을 디자인해 줄 디자이너가 필요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복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에게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을 하고 싶었어요. JTS 활동가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디자인 방향을 조율해 나갔습니다. 아이들이 매일 입어야하는 교복의 특수성을 감안해 관리가 용이한 컬러를 메인으로 정했고, 심플하고 클래식한 느낌의 디자인에 동색 계열의 컬러대비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인도의 남자 아이들은 옷에 큰 제약이 없는데 반해 고학년의 여자아이들은 가슴을 가리는 스카프인 뚜빠따를 블라우스 위에 착용해야 하고 스커트 길이에도 민감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특징들을 감안해 여학생들의 하복은 상급생과 중급생, 하급생으로 나눠 디자인 했고 현재까지는 중급생과 하급생의 디자인을 우선 채택해서 아이들에게 입혔어요. 상급생의 경우 의견수렴기간을 둔 후에 제작될 예정입니다.



원단과 제작 인력도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이뤄졌다고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협동 과정이 있었나요?
디자인 확정 후 모든 공정은 필리핀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하시는 JTS 후원자님들의 도움을 얻어 이루어졌습니다. 첫 샘플 작업은 이메일로 코멘트를 주고 받으며 진행했구요, 구체적인 샘플이 나온 다음에는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는 국제택배로 세 번 샘플을 주고 받으면서 직접 수정 작업을 함께 했어요. 필리핀 현지에서 패턴, 원단선정, 샘플제작, 그리고 메인제작까지 꼼꼼히 전 과정을 처리해주신 덕에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정 중에 자원 봉사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으셨는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웃음) 시즌 컬렉션 준비 기간이랑 겹치게 되면서 시간에 많이 쫓겼거든요. 일과 봉사를 동시에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큰 규모의 일을 맡게 되서 내심 긴장도 많이 했구요. 봉사활동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 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일하는 동안에는 불편한 마음이 생겨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시간 덕분에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교복이 전달된 후에,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교복 입은 아이들의 해맑은 사진을 받아보게 되었어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큰 기쁨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특히나 여러 사람들의 봉사와 정성이 모여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사실이 저한테 참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이 다음에 아이들을 만난다면 무엇을 가장 해보고 싶으세요?
말이 안 통하니까 음...(웃음). 아이들을 정말로 만난다면- 그냥 꼭 안아주고 싶을 거 같아요. 일을 진행하기로 했을 때 JTS 대표님이 해 주신 말씀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요. “자신의 아이처럼, 그 아이가 입을 옷이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주시면 그게 제일 좋은 옷이 될 것 같네요”라고 하셨거든요. 아이들이 생각날 때마다 사진을 들여다보는데, 그 해맑은 눈과 미소가 너무 예뻐요. 그리고 요즘 들어, 새로 차려입은 교복보다 먼지투성이의 작은 맨발이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작은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불러일으키나 봅니다.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으세요?
디자이너가 되기를 꿈꿨던 어릴 적 순수했던 모습을 기억하면서 천천히 제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서두름 없이 그렇게 시간을 쌓아가고 한 벌 한 벌에 저만의 디자인 세계를 그리며 만들어 가다보면 언젠가는 전 세계 곳곳에서 제가 디자인한 옷이 팔리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이 다해 눈을 감게 된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제 디자인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 마음이 즐겁습니다.

끝으로, 소식지를 읽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떠올라요. 그에 비하면 참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아왔는데도 더욱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지 않았나,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것을 다른 누군가와 함께 나눔으로써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재능 기부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잘하는 일을 조금 더 시간 내서 나누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할애된 시간에 대한 대가가 아주 큰 보람과 기쁨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배웠구요. 그러니 재능기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 바로 실천하셨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재능을 필요로 하는 곳이 참 많거든요. 간단한 시작은 JTS에서...^^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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