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


11월 5일, 오늘은 지진 피해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정성을 배달하는 날이었다. 그 동안 많은 피해 지역을 조사하면서 그 중에서도 더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해서 만난 7개 지역 중에서 두 개 마을에 먼저 지원하게 된 것이다.

많은 분들의 소중한 정성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품질이 좋은 것을 낮은 가격에 구입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피해지역을 답사하는 중간 중간에 시장을 조사하고,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맥도 찾아보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래서 알리 사파이라는 부족 리더의 도움으로 들판에서 추수하여 말린 것을 바로 도정하여 피해 주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아직 우기철이라 하루에 한번씩 비가 내리고 있다. 집이 무너지고, 집이 서있다고 해도 기둥과 벽이 금이 가서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지라 밤에는 집밖에서 잠을 청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그들을 위해서 임시로 비를 피하여 쉴 수 있는 텐트를 구입 지원하는 것이 필요했다.


오늘 배분을 한 두 지역의 피해 상황은

먼저 루북이뿌 마을은 이번 지진으로 90%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정부나 외국 단체로부터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이 지역은 90%이상이 농부이며 기본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JTS는 마을 전체인 197가구에 가구당 쌀 20kg, 텐트 1개씩으로 총 쌀 3,940kg, 텐트 197개를 지원하였다.

두 번째 나가르 수누르 마을은 이번 지진으로 297가구 중에서 290가구가 피해를 입었고, 7가구만 피해가 없다고 하였다. 이 지역도 정부로부터 거의 지원은 받지 못하였다고 한다. 다만 외부로부터 60%가 텐트를 지원받아서 살고 있다고 하였다. JTS는 이 지역에 가구당 쌀 20kg씩, 총 5,940kg지원하였다.



루북이뿌와 나가르 수누르 각 마을에서 10여명의 마을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하였다. 그래서 스스로 질서를 통제하고, 구호품을 나눠주는 것도 스스로 질서 있게 해나가고 있었다.

사전 답사할 때 구호품 분배가 질서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마을 리더와 의논을 하였으며, 그래서 4줄로 사람들을 정렬하고, 4곳에서 분배가 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루북이뿌는 우리가 도착했을 때 사전답사에서 이야기된 것보다 섬세한 방식으로 구호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텐트를 두 개 쳐놓고 사람들이 질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구호품이 도착하자마자 마을 자원봉사자들이 마을 주민들에게 질서 있게 받아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한곳에 50세트씩 4곳에 주민들이 구호품을 받아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박지나대표의 구호품 분배 시작 신호에 따라 자원봉사자들과 마을 주민들이 순조롭게 분배가 되었으며, 197가구에 구호품 분배하는데 30분만에 마무리되었다.



구호품을 받아가는 마을 주민들은 반가운 얼굴로 ‘마가시(고맙습니다) 마가시’하였다. 주변에 모여들었던 아이들도 지나가면서 ‘땡큐’  ‘코리아’하면서 좋아하였다. 이마에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도 수줍은 새색시처럼 ‘먀가시’하면서 지나갔다.

소중한 정성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이 될 수 있음에 현장에서 바라보던 우리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준비하는 동안 생각처럼 순조롭지 않은 경우도 있고, 하루 종일 피해지역을 답사한다고 힘들어하던 순간이 이들의 함박웃음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은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나가르 수누르에서는 조금 다른 상황이었다.
사전 답사할 때 마을리더들과 질서 있는 방식, 쿠폰분배 등에 대해서 의논이 되었고, 구호품 분배 전날 몇 시쯤 분배가 진행될 예정이니 준비해달라고 연락하였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도착해보니 사람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고, 마을 리더도 태평이었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지진피해로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구호품이 분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는데 구호품 분배를 위한 쿠폰도 제대로 나눠주지 않은 상태였다. 이렇게 해서는 분배에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염려스러운 마음과 골고루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일었다.

제대로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서 철수하려는 계획도 있었다. 그래서 마을 리더와 이야기를 해보니 질서 유지를 위해서 경찰 2명도 배치된 상태였다. 그리고 쿠폰마다 주민 이름이 적혀있었다. 박지나대표는 마을 리더와 경찰에게 어떻게 공정하게 배분할 것인지 그들의 계획을 물었더니 마을리더와 경찰은 쿠폰에 적힌 주민들을 부르고, 나오면 명단에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답하였다. 나름의 방식이 있음을 이해하고, 공정하게 배분하겠다는 그들의 약속에 구호품 분배에 들어갔다.



마을 주민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지어있지는 않았지만 다들 마을 리더와 경찰의 안내에 잘 따라주었다. 마을 리더가 입구에서 주민들을 통제하고, 경찰들이 마을주민 명단을 호명하면 그 주민이 쿠폰을 제출하고, 그럼 JTS 자원봉사자와 경찰, 마을주민이 명단과 쿠폰을 대조하여 구호품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일이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그래도 마을 주민들이 모두 공정하게 구호품을 받아갈 수 있었다.
1시간 20분만에 구호품은 잘 전달이 되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사람들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이 흘렀지만 머리 위에 쌀 20kg씩 이고 가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은 환한 미소가 번져 나왔다. 무거운 쌀을 들고 가면서 연신 ‘먀가시’하면서 손이라도 한번 잡아주고 너무 고맙다고 하면서 지나간다.

그렇게 서로서로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조금의 희망을 얹어주었다. 이렇게 서로 나누고 또 나눈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 : JTS활동가 최기진(인도네시아 지진피해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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